무슨 요리책으로도 칼럼을 쓰냐? 싶겠지만 저는 씁니다. 저는 생각이 많고 말이 많은 인간아니겠습니까. 누가 읽겠냐? 싶겠지만 저는 씁니다. 저는 혼잣말도 잘하고 미래의 제가 봐줄거라는 확신이 있지않습니까.
도시락 그거, 생각보다 진~짜 귀찮다. 사랑과 정성이 아니면 여간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과물은 코딱지만한데 그 과정에서 나오는 설거지는 코딱지는 개뿔, 싱크대 터져나가도록 넘쳐난다. 시간내서 장도 봐야하고 상할까봐 냉장고도 자주 들여다봐야한다.
매번 그렇게 설거지를 빡빡 문대고 상한 야채를 버리며 자주 다짐했다. 어우 거지같아! 내가 다시하나봐라 그냥 사먹고 말지. 하지만 그래놓고는 막상 나가보면 진짜로 너~무 비싸다. 싼걸 먹자니? 겨우 버티고 있는 이 내 몸이 다 상할 것 같다. 그렇게 결국 나는 저녁에 퇴근해서 혹은 아침 일찍일어나서 또 궁시렁대며 도시락을 싸는 인생을 살아왔다.
처음에는 요령도 없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한 번에 할 일 두번에 하는 건 기본이고, 재료가 있는 줄 알았는데 없어서 급하게 노선을 틀고, 혼자서 할 수 있는 난리란 난리는 아마 다 쳐봤을거다.
근데 우리엄마가 늘 하던 말이 있다. 도둑질도 하면 다 는다~ 그 말이 진짜였다. 40분 걸리던걸 이제는 15분만에 한다. 버리는 야채는 없어지고 설거지는 쌓일틈도 틈틈이 빠르게 해치워버린다.
그것 또한 성장했다 느끼며 매일 도시락 뚜껑을 열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 그래도 나 여전히 날 생각하는구나. 이렇게 요리도 하고말야? 이정도면 됐다! 맛있게 먹자~ 그러면서 오전에 화났던 일이 조금이나 가라앉는다. 그러고 오후에 힘차게 움직이며 내일 도시락은 무엇을 쌀지, 오늘 저녁에 장은 무엇을 볼 지 머릿속을 굴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