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인의 아빠는 누비스의 연구원이었다. 수향 할머니는 서창식 할아버지의 옛동료였고 같이 일을 하다가 양심때문에 그만둔 할아버지와 달리 계속 회사를 다녔던 인물이다. 수향 할머니는 결국 마지막에 얼마 못살거라는 것을 직감하고 요양병원으로 둔갑한 감옥같은 곳에서 본인을 맞바꿔서 탈출시킨다. 나 대신 나가서 세상을 바꿔달라는식의 멘트와 함께.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혜인이 본인의 친구가 누비스 회사의 오염수로 인해 여민이처럼 붉은 반점이 생긴것을 알게되며 이야기가 끝난다.
아니 도대체 이건 죽도 밥도 안되는 결말이었다.
할아버지가 탈출했는가? O → 누비스 음모가 밝혀졌는가? X
로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도대체 이럴거면 수향 할머니와 여민이라는 캐릭터는 굳이 왜 필요했으며, 혜인의 캐릭터 자체도 너무 약했다.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서사가 너무 약했다는 것이다.
무조건 사이다, 해결, 닫힌결말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기승전 부분에서 오락가락하다가 결 부분에서 갑자기 비빔밥처럼 다 비벼버린 맛이다. 작가님 스스로가 어떤 것을 가장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는지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하지 못한채 끝나버린 결말. 재미도 교훈도 반전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글을 열며
사람은 저마다의 독서법과 취향으로 책을 고른다. 나 같은 경우에는 주로 표지 일러스트나 디자인을 먼저 보는 편이다. 이후에는 좋아하는 장르를 중심으로 리뷰를 읽어보고 나와 잘 맞을 것 같은 내용으로 고른다.
하지만 이런 나의 습관을 깨트리고 “이 작가 책 신간? 무조건 읽어봐야지.” 라거나 “이 도서관에는 이 작가 책이 뭐뭐 들어와있지?”라고 -작가-중심적으로 행동할 수있도록 한 사람 중 한명이 설재인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