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도서관에서 총 5권의 책을 빌려왔는데 5권 중에 제일 손이 안갔던 책. 근데 막상 펼치니까 오잉? 이게 뭐지하면서 후루룩 읽어버린 책. 덮을 때도 오잉… 했지만 두고두고 곱씹게 되는 책.
많은 것들을 함축했고 많은 것들을 전하려고 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전체적으로 좀 뒤죽박죽인 느낌이 없지 않아 드는 책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 개연성 없는 전개야말로 어쩌면 우리의 삶과 매우 닮아있다.
우리가 과거를 회상하거나 인생을 살아가며 있었던 어떤 한 주제로 책을 쓴다고하면 과연 한 작품처럼 말끔하게 써내려갈 수 있을까? 나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결코 드라마나 영화처럼 깔끔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론 별 의미 없이 큰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생각치도 못한 행동으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변수 가득한 삶은 기승전결을 따지기엔 제 멋대로이기 때문이다.
메리소이 이야기는 그런 현실적인 개념까지 담은 초현실주의 소설책이었다. 하지만 그렇게되면 너무 무겁고 울적해질 것 같은 분위기를 염려해서 미미제과, 웨하스모양집, 메리소이, 제니미니베리(?), 마로니, 원더마트 등과 같은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해서 무게감을 덜었다. 그 부분이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4차원적이고 애매한 장르처럼 느껴졌을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메리소이 이야기가 다소 헛웃음 짓게 만들 수 있는 책일지 몰라도 결코 우스운 글이 아니다. 화자인 은수의 삶의 극일부분을 들여다 봤을 우리가 이 책을 보고 욕을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결국 마로니, 마영희의 드라마를 보며 게시판에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인간들과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그저 내가 여태 쌓아놓은 화, 불만, 분노, 우울 같은 것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을 향해 감정을 배설하는 행위에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의 의도는 메리소이를 찾고 싶었던게 아니다. 그저 메리소이라는 알지도 못하는 이모에 얽혀 삶이 온통 메리소이로 범벅되버린 은수의 삶을 보여주었고, 그런 은수가 한권의 책이 될 정도의 메리소이 이야기를 주구장창 해놓고도 은수 스스로의 감정과 지난 날을 형용하지 못하는 결말을 내세웠다. (책 마지막에 마로니가 은수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그 사실을 알 수 있음.) 마치 이런 결말은 본인 조차도 모르는게 인생인데, 누가 누구의 삶을 판가름하고 손가락질 할 자격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만 같았다.
우리는 쉴틈없이 남을 평가한다. 책에 나오는 마영희 드라마의 시청자처럼 어떠한 행위를 통해 그것을 세상에 내뱉지 않아도, 무의식적인 혼잣말과 머릿속 생각으로 타인을 이러쿵 저러쿵 판단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과연 나 자신도 잘 모르는 우리가 남을 그렇게 판단할 자격이 있을까? 하며 우리 사회와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